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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맘 받으소서/책으로

누가 더 큰 사람인가?

by 수니팡 2024.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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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난 또 가라앉은 화가 부풀어 올라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월요일에는 다른 곳에 출근하는 사람들도 내가 있는 곳으로 출근한다.
4월부터 이사한 곳으로 출근한 나는 Y, C 가 일찍 퇴근하는 것에 대해.
내가 큰 맘 먹고 또 성경, 책을 통해 깨달은 바가 있기에 크게 신경 안 썼다.

근데 월요일에 다른 곳에 출근하는 사람들도 스리슬쩍 일찍 퇴근하는게 아닌가.
나만 남았다.

아무리 정시 퇴근에 옳은 것이어도 사람들 아무도 안 지켜.
또 회사와 시에서도 신경을 안 쓰는데 나만 지키는 것이 억울해지고 화가 났다.
담당 팀장은 정시 퇴근해야지 하면서 일찍 가는 사람들에게 암 말도 안 했다.
내가 비공식적으로라도 일찍 가게 해달라하니 안 된다 해서 4개월을 그렇게 지냈는데.

억울하고 화가나서 팀장에게 나도 일찍 가겠다고 연락했다.
답장은 없었다.

어제는 Y가 5시 30분대에 나가길래 담배 피러 가나보다 했다. 퇴근할 때까지 안 오길래 더 뒤에 오려나 하고 Y자리 불을 안 끄고 갔다.
오늘 출근해보니 불이 그대로 켜 있다.
Y는 어제 그때 퇴근한거였다. 그게 조퇴인지 자기 맘대로 퇴근인지는 알 수 없다.

아침에 리처드로어 묵상선집을 봤는데.
Y와 내가 생각났다.
내언니랑 동갑이고 절대 작은 나이가 아닌.
어른으로써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의 Y가 하는 행동은 사실 너무 어린 아이 같다.
이래서 싫고 저래서 싫어서 안 하고.
매번 문을 닫을 때 있는 힘껏 ”쾅“소리 나게 닫는다.
화가 나 있다는 걸 알겠다.
그런걸 느낄 땐 측은한 맘이 들긴 한다.

지난주에는 화장실 다른 부서 사람들이 드럽게 써서 자기는 집에 갔다 오는 한이 있더라도 청소 안 하겠다고, 일반 쓰레기도 자기는 따로 버리니까 여기서 하는 청소는 안 하겠다 하는데 너무 웃겨서. ㅋㅋㅋㅋ

그래서 오늘 팀장한테 카톡을 보냈다.
Y의 논리대로라면 자기가 킨 불, 냉난방기 끄고 가라고 전해주시라고.

결국 난 묵상선집을 아침에 읽으며 그냥 섬기자! 섬기자! 처럼 못했다.
그리고 약간 후회도 했다.
왜냐면 팀장이 4월까지만 근무하고 퇴사한다고 했다. 몸이 넘 아프다고.
많이 힘들었겠지.
그동안 팀장이 Y 편의를 너무 봐준다고 생각해 원망하는 맘이 있었는데 몸이 아프니 여기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겠구나 싶었다.

고민 엄청하다 전에 이런 일로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 이번에는 이렇게 해보자 이런 과정을 거쳐도
후회 남는게 태반인 듯 하네.
어렵다 증말.

아마 내 맘대로 하려는 내가 너무 힘이 쎄서 그런가 보다.

걍 시중드는 사람처럼 섬길 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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