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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나는요..

수치심에 절다

by 수니팡 202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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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일 청년부에서 수련회가 있었다. 열심히 준비했고 과정에서 임원들에게 짜증나기도 했고 힘들기도 했던 걸 으쌰으쌰 해가며 준비해 왔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잘 진행 되는 것 같았고 괜찮았는데 점점 내 마음이 고장이 난 거였나?
둘째 날 아침에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소장님을 초대한 강의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내가 좀 챙겨 드리고 해야 될 것들을 못한 것이 너무 후회가 돼서 자책을 많이 했었다.
나는 왜 그렇게 모르고 그런 걸 볼 수 없지.. 난 왜 그러지… 그런 생각들 그리고 첫 날 밤사이에 내가 코를 골아서 나땜에 2시간을 못잔 동생이 한 명 있었는데 잠을 못 자 컨디션이 안 좋으니 화가 나서 표현을 하는데 너무 민망하고 미안하고 눈치가 보였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이고, 또 그렇게 잠이 방해 받으면 얼마나 화가 날지 짐작은 하니까….
둘째 날 저녁 목사님 설교가 진행 되는데, 뭔가 되게 저항이 됐다. 잘 들어지지도 않고 내 표정도 좋지 않고 나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목사님도 우리들 표정이 좋지 않다고 그런 얘기를 하시는데 상처 받으신 것이 느껴졌다. 내가 거기에 일조 한거 같아 너무 죄송했고.
그리고 저녁 설교가 끝나고 임원 한 친구에게 목사님께 너무 죄송하다고 내가 표정이 너무 똥씹은 표정이었다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그 친구가 나를 다그치는 듯한 표정으로 왜 그랬냐고 하는데 그 순간 내가 방어를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고 그 친구에게 갑자기 깊은 미움이 생겼다.
이해 받지 못한 서러움과… 지금 돌아보면 내가 왜 어린 친구에게 표현을 했을까 내가 미숙했던 것이다. 그 친구도 갑자기 너무 싫어 지고.
내가 여기 없어야 되는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나만 없으면 분위기가 더 좋았을 것이고, 나만 없으면… 나만 없으면 목사님도 상처를 안 받으셨을 것 같고, 내가 너무 문제였다.
내가 너무 문제라고 느껴지니까 너무 부끄럽고 집에 가고 싶고 아무것도 안하고 싶고 숨고 싶고…

끝나고 모두 간식을 먹으러 갈 때 혼자 세미나실에 남아 정리를 하면서 울었다. 누가 올지 모르니까 중간 중간 닦아가며 많이 울었다. 집에 가는 길에서도, 집에서도 울었다. 기운도 나지 않고…
감기도 심하게 왔다. 오한 기침 콧물.

다 때려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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