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읽는 책에서 어떤 책을 언급하면 그 책도 구입하게 되고, 그 책에서도 읽다가 다른 책 구입하게 되는 이런 패턴이 생겼다.
이 책 역시 다른 책을 읽다가 알게 되어 구입했다.
나는 엄마랑 얘기하다가 엄마의 반응에 막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 경우가 많다.
잘 모를 땐 나도 모르게 갑자기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엄마 반응 때문에 화가 난다. 짜증난다. 이렇게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이게 갑자기, 이유 없이가 아니라 굉장히 맥락있게 나온 반응이란 걸 인식하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의 제목 자체가 너무 끌렸다.
책을 얇고 글도 잘 읽히는 편이라 읽기가 편했다.
줄도 많이 그었고, 와닿는 곳도 많았고.
그런데 되게 아쉬웠다. 아쉬운 건 너무 좋은 얘기, 맞는 얘기, 처음 알게 된 가르침. 이런 부분이었는데 근데 이 글이 하는 말들이 내 삶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너무 구체적이지 않다는 느낌? 뭔가 머리로 알기는 좋은데 내가 실생활에서는 못하겠는? 어렵는? 이런 느낌이었다.
근데 책의 말미에 옮긴이의 말에서도 이렇게 쓰여 있다.
“부모를 실망시키는 기술은 좋은 책이지만, 사실은 앞으로 할 말들의 실마리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통찰들을 전해주지만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토르소에 머물러 있다고 말하는 것이 책에 대한 폄훼는 아닐 것입니다. ... 그러나 이 책의 미덕은 우리가 가야 할 곳을 명쾌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읽으면서 너무 공감됐던 글들을 옮겨본다.
좋은 결심이러는 것은 매우 모순적이다. 이러한 격언이 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좋은 결심으로 포장되어 있다.” 좋은 결심은 우리가 지속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위험성을 지닌다. ... 대부분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목표를 설정하기 때문이다. ... 좋은 결심들이 데려가는 ‘지옥’은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할 때 스스로에 대해 내리게 되는 판단, 자기 자신 안에서 만나는 부정적 자아상 등을 의미한다. 결국에는 이제 좋아지기는 결코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기분만 쌓여갈 뿐이고, 자신은 결심한 바를 해낼 수 없는 사람이라는 자괴감만 커진다. 그러나 우리는 오히려 그 결심들에 대해 의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그 결심의 기저에 깔린 자신의 이상적 이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36-37쪽
확실한 것은 이것이다. 모든 사람이 실망이라는 경험에서 같은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 .... 다른 사람에게서 잘못을 찾는 것은 이상화된 자기에 대한 이미지가 흠집 나지 않도록 지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스스로가 느끼기엔 언제나 자신은 훌륭하고, 반면에 다른 사람들과 세상은 엉망이다. 그러나 그들은 스스로 알지 못하는 사이에 매우 비싼 값을 치르게 된다. 그들은 자신을 적대적 환경의 희생자로 바라본다. 그들에겐 모두가 자신의 노력과 계획을 망치는 적이 되어버린다. 42-43쪽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우리는 다른 사람과 실재를 있는 그대로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 내가 관심이 있고 사고하는 방식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의 말이 이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세계는 당신의 방식대로 존재한다.”
이러한 실망에서 중요하게 작동하는 것들이 있다. 친밀함, 신뢰, 지지에 대한 우리의 필요와 갈망이다. ... 우리가 지금까지 다른 사람을 제대로 평가하는 데 무력했다면, 이는 그 사람들이 내가 가진 필요를 채워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과하게 컸기 때문이다. 내 안의 갈망이 현실과 실재를 제대로 인식할 수 없도록 눈멀게 했고,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남는 것은 실망하는 것 뿐이다.
예수회를 창설한 이냐시오 로욜라 성인은 모든 사람에게 산성의 약한 자리가 있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서 ‘원수들’은 우리 내면의 삶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 자기 안의 필요과 갈망이 더 큰 문제다. 성공적 삶을 방해나는 ‘원수들’이 바로 그곳을 통해서 우리 영혼의 성안에 침투하게 된다. 그들은 우리 영혼의 성을 완전히 폐허로 만들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거대한 균열을 낼 수 있다.
우리의 갈망과 필요는 인간 본질이 지닌 결핍과 의존성을 보여주며 우리를 상처받을 수 있는 존재로 만든다. 49-51쪽
당신이 사유를 통해 자신이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겠지만, 사실 느낌이 더 잘 인식한다. 느낌 안에서 오히려 덜 속는 법이다. 74쪽
우리는 어떤 기분을 어떤 행위 안에서 표현하기를 원한다. 내가 사랑에 빠졌을 때는 사랑하는 사람 곁에 가까이 가길 원한다. 내가 분노했을 때는 분노를 거침없이 발산하고자 한다. 그러기에 감정의 충동을 실현하고 싶은 것은 매우 당연하지만, 그만큼 우리의 삶에서 파괴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감정을 지각하는 것은 이러한 충동을 거두어들이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우리는 새롭게 자유를 얻게 되고 이러한 감정에 대면하여 우리가 누구이고 어떤 존재가 되기를 원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견지하는 가치나 확신에 입각해서 이러한 충동을 따르는 것이 적절한지를 물을 수 있게 된다. 우리는 그 충동을 반드시 따를 필요가 없다. 그러나 만일 원한다면 충동을 따를 능력 역시 우리에게 있게 된다. 모든 갈등 상황에서 , 특히 부모와 충돌할 때 이러한 능력은 매우 중요한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결정권이 우리 손에 있게 되기 때문이다.
... 나는 더 이상 나쁜 느낌들과 싸우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의 내면을 통제하는 고삐를 느슨하게 한다. 86-87쪽
로제 슈츠 수사는 같은 태도에 대해 좀 다른 강조점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화해한 마음으로 싸운다.” 정말 그렇다. 인생에 있어 싸울 줄 아는 것은 중요하다. 달리 말하자면, 갈등에 뛰어드는 것이다. 그러나 압박과 화와 분노, 또는 내 안의 폭력성을 주체하지 못해서, 갈등을 통해 이러한 부정적 에너지를 표출하고 후련해지고 싶어서 갈등 상황에 발을 들이는 것이 아니다. 갈등에 뛰어드는 것은 사실에 근거해볼 때 이러한 갈등을 감수하는 것이 옳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나에게 중요한 무엇인가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갈등을 화해한 마음으로 견지해간다. 91쪽
언제나 화해한 마음으로 살고자 애쓰는 사람들은 그들이 다른 사람 역시도 빛나게 하고 경직된 관계를 부드럽게 하고 오래된 상처를 치유하게 할 수 있는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어떻든 간에 이러한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놀라울 정도로 나를 매혹시킨다. 142쪽
쭉 줄 그은 곳 중에서도 지금 더 와닿는 부분만 발췌했는데 이걸 옮기면서 느낀 바가 있게 된다.
처음에 썼지만 이 책은 이론에 가깝지 실제와는 먼 느낌이다라고 썼는데 결국 그것도 내가 하기 싫어서 하는 핑계이고, 하기 싫었던 내 마음이었구나를 느꼈다.
왜냐면 몇 부분들이 지난주 내게 일어났던 상황들에 있어 내가 적용할 수도 있었던 부분들이었는데 책 내용 깡그리 잊어버리고 혼자 엄청 고민하고 힘들어 했었다.
근데 내 생각을 계속 밀고 나갔으면 난 좀,,, 미래에서 이 시기를 돌아봤을 때 아쉬워했을 것 같다. 다행히 하나님이 멈춰주셨기에 지금도 지난주 일을 이렇게 생각하며 쓸 수 있다.
다행이다.
그리고 이 책 내가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게 안내해줄 수 있는 충분한 책이 맞구나!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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