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에게 진주를 주는 것의 문제는 돼지의 무가치성이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문제는 가치가 아니라 도움이다. 돼지는 진주를 소화할 수 없고 거기서 양분을 취할 수도 없다.
….좋은 것이요 대개는 정말 소중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전혀 소화할 수 없고 양분을 취할 수 없는 것을 무조건 강요하여 상대를 교정, 통제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얼마나 잘 보여주는
그림인가. 대개 우리는 상대의 생각을 들어 보지도 않는다.
요지는 “진주”의 허비가 아니라 진주를 받는 사람이 전혀 도움을 입지 못한다는 데 있다.
…솔직히, “진주”를 줄 때 우리에게는 흔히 우월적 태도가 있게 마련이며 그래서 정작 상대의 참모습은 보지 못하게 된다. 해답은 어디까지나 우리에게 있다. 우리가 베푸는 도움에는 순식간에 멸시와 성급함과 분노와 정죄가 끼어든다.
그러나 “진주” 자체가 좋은 것이기에 우리는 자신의 태도가 잘못되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좀처럼 깨닫지 못한다. 마음이 잘못된 사람이 남에게 진주를 줄 수 있을까? 불행히도 우리는 그럴 수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다. 상대가 고마움도 모른 채 우리가 던진 “진주”를 밟고 다닐 때 우리가 솔직히 느끼는 감정, 그것이 애초부터 우리 마음 상태가 어떠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신호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언제나, 그가 자신의 자유 의지로 스스로 택한 길에 대해 하나님 앞에서 직접 책임을 지는 영적 존재로 보고 존중해야 한다.
(본회퍼에 따르면)
…예수의 제자로 사는 사람들 안에는 예수의 임재와 행동이 빠진 관계란 존재할 수 없다. “일대일” 관계란 없다. 모든 관계는 예수를 통해 중재된다.
우리-예수와 나-가 너와 함께, 너에게, 너를 위해 해줄 일을 생각할 뿐이다.
…나와 다른 사람들 사이에 그리스도가 서 계시기 때문이 나는 감히 그들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꿈꾸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도 오직 그리스도에 의해서만 구원 받을 수 있다. 이것은 곧 나의 사랑으로 상대를 규제하고 지배하고 강요하려는 모든 시도에서 상대를 놓아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을 만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언제나 그리스도께 드리는 기도를 통하는 것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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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거참..
지난 2주동안 분노의 기차가 엄청난 화력으로 벼랑 끝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하나님을 향해 거침없이 화를 내고 따지고 쏘아 붓고..
몇 개월간 참았던 몇몇 사람들에게 화가 대폭발.
예전처럼 얼굴 안 보고 피해버리고 싶은데 지금 상황은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러니 막 더 미쳐버리겠는?
근데 그렇게 화가 나도 이번만큼은 이전과 같은 행동을 해서(사람과 장소와 상황에서 도망) 또 후회를 하고 싶지 않았다.
너무너무너무 힘들었다.
근데 어떻게 이와중에 읽는 <하나님의 모략>에서 “기도와 사랑의 공동체” 챕터를 읽고 있는 것인가!!!
분노가 오르는 내게 이 책은 침착하게 내게 메시지를 주고 있었다.
(물론 전공 책도 같이 읽고 있는데 그 내용도 큰 도움이 되었다.)
분노열차의 화력이 약해지고 생각할 상태가 되니 나의 “의, 우월감, 교만”이 보였다.
내가 얼마나 잘못하고 있는지.. 절로 회개..
2주의 시간동안 미칠듯 분노하고, 책을 통해 권고 받고.. 이제 다시 사람들을 마주할 수 있겠다.
이 과정을 얘기하냐 마냐 살짝 고민이 있지만.
어찌됐든 일단 얼굴을 마주할 수 있겠다.
7년전의 일을 반복하지 말자..!!
잠언 4:23
23.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한 달여간 <하나님의 모략>을 읽으면서 이 말씀이 자주 생각난다.
마음을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책과 함께 지내는 지금의 경험을 통해 제일 선명히 알게됐다.
마음을 지킬 수 있을까?
좋았다가 뜨거웠다가 나빠지고 차가워지는 나.
어찌됐든 한없이 땅으로 곤두박질하던 내 마음이 멈추고 올라가려고 해서. 온도가. 분위기가 달라져서 너무 다행.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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